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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호소문,원양산업협회동료사망
번 호
 
등록일
  2019-11-04 16:51:21
글쓴이
  관리자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특수법인 한국원양산업협회 홍보실에서 25여년을 근무해 왔던 이상화 차장이 지난 8월 4일 분당 차병원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사인은 혈액암인 ‘급성백혈병’ 합병증으로 인한 ‘급성폐렴’이었습니다.
故 이상화 차장은 사망하기 일주일 전인 7월28일 일요일임에도 “동료 직원을 만나 도와줄 일이 있다”며 출근하였으며, 회사에서 “몸이 너무 힘들다”고 가족에게 전화를 해, 가족이 회사로 가 함께 차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고인은 이날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중 곧바로 중환자실로 들어가게 됐으며, 곧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다 일주일 만에 사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故 이상화 차장의 장례를 치르고 난 유족들은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에 집 컴퓨터에서 수 십장에 달하는 장문의 문서를 발견하고 오열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문서에는 고인이 협회 홍보실에서 같이 근무하던 상사가 십수년 동안 가해 왔던 갑질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인의 문서에 의하면,
상사는 거의 매일 정시 출근과 퇴근을 한 반면, 고인은 그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꾸기 위해 야근은 물론 토·일요일 근무를 16년간 계속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는 “남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능력이 없어 그런다”며 오히려 비판조로 타박을 했으며, 야간근무 시 저녁식사도 사비로 처리했던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상사는 아무리 바쁜 업무일정에도 사적업무인 인터넷 검색과 복사도 모두 고인에 시키고, 너무 여유가 없어 도와달라고 하면 “정당한 업무지시인데 왜 안하느냐? 직장인 자격이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압박을 했습니다.
업무 처리가 지시한 대로 안된 경우엔, 각종 폭언과 함께 결재판을 집어 던지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러면서 “너의 아들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냐? 너의 아들의 미래도 뻔하다” “나의 큰애는 영재학교 다니고 장학금도 받는다” 등의 굴욕적인 말을 전임회장 재직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심지어, 상사는 퇴근 후나 새벽에도 종종 집으로 전화를 해 질책하곤 했으며, 카톡이 등장한 이후에는 전화 대신 주로 카톡으로 업무지시를 해왔습니다. 한밤중 “카톡” 소리에 집사람이 놀라 잠에서 깬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승진 시기가 되면 상사는 “너는 능력이 안되니까 아직 승진하면 절대 안돼” “아직 초딩 수준인데, 이 직장에 붙어 있는 것만도 다행이야” “넌 절대로 책임자가 못돼” 등의 말로 고인에게 모멸감을 줬습니다.
결국 승진은 타부서 부서장님들과 임원분들의 지원에 힘입어 이뤄졌습니다. 참으로 참담하고 비참한 심정이었습니다.
직원 개개인에게 지급되던 업무추진비가 이후 부서별로 할당돼 부서장 책임 하에 집행하게 되면서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상사는 업무추진비를 내놓지 않고 부정기(길게는 1년3개월~2년, 짧게는 6개월)적으로 주는 바람에 업무추진비를 제때 집행 못해 개인 돈을 지불해야 함에 따른 애로가 무척 컸습니다.
상사는 고인에 대한 험담을 임원들과 다른 직원들에게 하고 다닌다는 소문도 오랜 세월동안 지속됐습니다.
갖은 스트레스로 인해 약 10개월 사이에 고인의 체중은 상사와 근무하기 전보다 훨씬 늘어 86kg에 육박했습니다.
그 결과 일명 3고(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의 병을 얻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장염이 있다는 사실을 건강검진을 통해 알게 됐을 때, 이후 상사는 그 독한 ‘제균제’를 복용하라고 지속적으로 강요했으며, 가족들도 같이 복용하라고 종용했습니다.
“만약 제균제를 복용 안해 내가 위염에 감염돼 위암으로 발전되면 그건 다 네 책임”이라며 제균제 복용을 강요했으며, 결국 그 강요에 못 이겨 독한 제균제를 복용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이 위장 내에서 모두 제거되었다는 사실을 병원으로부터 확인한 후에도 상사는 식사 때 반찬을 자신의 젓가락으로 덜어 식사를 했습니다.
혹 반찬을 덜지 않은 상태에서 젓가락을 대면 “가족 네명이 약을 복용했냐” “가족이 함께 제균제를 복용 안했으며 젓가락도 대지 마라” 등의 모욕적인 면박을 받았습니다.
전임 회장님과 회식 때 회장님 앞 반찬에 실수로 젓가락을 대었다가 “회장님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안되는데, 넌 참 예의도 없고 생각도 없다”며 공개적인 질책을 당한 적도 있습니다.

저희 유족들은 이러한 내용들로 가득한 고인의 문서를 읽으면서 가슴이 무너지고 피눈물이 나는 듯한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겐 인자한 아버지였으며, 믿음직한 남편이었던 고인이 왜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던 회사에서 이 같은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살아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 동안 고인에게 온갖 모욕적인 언사와 갑질로 괴롭혀왔던 그 상사도 분명 자신의 가족이 있을 텐데 왜 이처럼 모진 짓을 해 왔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토록 잔인한 갑질을 16여년이나 곁에서 분명히 보았을 텐데도 갑질을 중단시키거나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협회의 회장과 임원들도 같은 가해자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저희 유족들은 故 이상화 차장을 죽음으로 몰고 간 ‘급성 백혈병’은 이와 같은 모진 갑질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걸어서 국토종단까지 할 정도로 건강했던 사람에게 갑자기 암이 발생했다는 것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 유족들은 장례식을 마치고 협회에 대해 갑질 가해자에 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해소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협회측은 “진술해주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가해자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그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갑질과 괴롭힘이 심했으면 이렇게 글로 남겨놓았을까요?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얼마나 심했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자신의 억울하고 힘든 처지를 적어놨던 문서가 결국은 망자의 유서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우리 유족들은 故 이상화 차장의 억울한 죽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기 위해 직접 나서고자 합니다.
갑질에 대한 원양산업협회 직원들의 공익제보를 받기위해 협회 앞에 플래카드를 게첨 하는 한편, 청와대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국가인권위원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관련 기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줄 진상을 파악코자 합니다.
이에 언론인 여러분들께도 고인에 대한 협회와 상사의 가혹한 갑질 행태가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깊은 관심과 도움을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2019년 11월4일
한국원양산업협회 故 이상화 차장 유족 일동
(유족 연락처 : 010-6808-8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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