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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징벌적 배상, 글로벌스탠더드인가
번 호
 
등록일
  2019-02-01 17:41:45
글쓴이
  관리자
법무법인 세창 이연주변호사


현재 우리나라 제조물책임법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은 자에 대하여 최대한 손해액의 3배 범위 내에서 배상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법률안은 이를 8배로 증액하였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실제 입은 손해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배상하도록 허용하는 징벌적 배상은 어떠한 합리성이 있는 것일까요. 글로벌스탠더드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2018년의 보도에 따르면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된 베이비파우더를 제조•유통한 생활용품기업 존슨앤드존슨은 5조 원이 넘는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받았습니다. 미국 미주리주 법원 배심원단은 피해자 22명이 베이비파우더 속 석면이 든 탤크(활석) 성분이 난소암을 발생시켰다며 존슨앤드존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46억 9000만 달러(약 5조 2743억 원)을 지불하라고 평결했는데, 이 중 약 90%는 징벌적 배상금이었으므로 배상금액 총액은 실손해액의 10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징벌적 배상에 관한 합리성과 효과는 이렇게 설명됩니다.

제조업체의 제품생산에 관련하여 개당 10만원짜리 안전조치를 안 하면 1%의 확률로 500만 원의 손해를 입게 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가정하여 봅니다. 기대값 5만원짜리(500만원X1%) 사고를 예방하는 비용이 10만원이니까 안전조치를 안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혹 소송을 당하더라도 100개 중의 한 대 꼴로 500만 원 물어주면 그만입니다. 결국 100개 생산하는데 안전조치를 하면 1000만 원이 확실히 들지만, 그냥 제조, 판매한다면 500만 원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소송을 당해서 지면 500만 원이 아니라, 3배 배상으로 1500만 원을 물어주도록 하면 어떻게 될까요. 기대값이 15만 원이 되니까 10만원짜리 안전조치를 하게 될 유인이 커질 것 같습니다만, 그게 또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손해 입은 사람이 다 소송을 하는 것은 아니고 또 소송의 불확실성 때문에 고객이 반드시 이기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률지식이 부족하여 승소실익에 대한 판단을 잘못하거나 하여 소송을 안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소송을 하더라도 기업이 능력이 탁월한 변호사에게 위임하여 소송에서 오히려 승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기대값이 15만 원이 아니라 그 절반 이하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역시 개당 10만원짜리 안전조치를 안 하게 됩니다. 즉 3배라고 해도, 실제 재판을 해서 이겨야 3배니까 기업으로서는 안전조치를 이행하는 유인으로서 부족하게 됩니다.

이렇듯 징벌적 배상은 피해를 입은 개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보다는 기업으로 하여금 관련 법규나 사회 규범을 보다 엄격하게 준수하게 하도록 하는 순기능을 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입니다. 기업으로서는 가혹하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우리사회도 개인의 생명과 신체안전에 대한 의식이 점점 높아져 가는 만큼 기업도 전향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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